Q> 공황장애를 앓고 있는 딸아이를 교사가 괴롭히고 있다
고2 딸을 둔 엄마입니다. 아이는 순하고 말 잘 듣는 모범생이며 선생님들이 우리 애를 예뻐해 주신 덕에 집안형편은 어렵지만 즐겁게 학교생활을 해왔습니다. 그런데 중학교 2학년 때 학교 재단 임원 딸에게 왕따를 당한 적이 있었는데 당시에 아이가 말을 하지 않아서 전혀 모르고 있었습니다. 우리 아이가 다른 애들하고는 말도 못하게 하면서 둘이 남으면 자기는 다른 애들한테로 가고, 아이들도 점점 그 애 눈치를 보며 우리 애를 피했다고 합니다. 그때부터 불안, 공황장애가 시작된 것 같습니다. 아이가 종종 “숨이 안 쉬어진다.”, “잠을 못 잤다.”는 말을 했는데 저는 대수롭지 않게 들었습니다. 고2가 되자 아이가 심각하게 숨이 안 쉬어진다고 하면서 그동안 제가 걱정할까봐 말도 안하고 혼자 동네 병원을 다녔다고 합니다. 심각성을 느끼고 아이를 대학병원에 데리고 갔는데 공황장애가 오래 진행되었다는 진단을 받았습니다. 아이는 폐쇄된 공간, 특히 학교를 힘들어 합니다. 진단서, 소견서를 떼서 담임 선생님을 만났는데, 처음에는 담임 선생님이 매우 협조적이었습다. 아이가 수업 중에도 기절하듯 쓰러져서 양호실에 가거나 증세가 심하면 조퇴하고 병원에 가기도 했는데 그 상황을 잘 처리해 주셨습니다. 증상이 심해져서 휴학도 고려했는데 담임 선생님이 곧 고3이니 조금만 더 버티자 해서 겨우 견디고 있었습니다. 그러다 10월에 수학여행을 가게 됐고 힘들었지만 약 먹으면서 잘 견뎠다고 하더군요. 그런데 보건 교사가 담임 선생님에게 공황장애는 수학여행 가서 잘 있기 힘들다는 얘기를 하면서 문제가 생겼습니다. 담임 선생님은 그 말만 듣고 아이들 있는데서 딸을 불러내어 ‘너 공황장애라며? 그런데 수학여행은 어떻게 갔어? 학교는 힘들고 노는 건 괜찮아? 니 병을 어떻게 믿니?’ 하며 공개적으로 망신을 줬다고 합니다. 그 이후로 병원 가느라 조퇴하거나 지각하는 것도 전혀 안 봐주고 있습니다. 아이를 불러내 소리를 지르고 혼을 내서 아이가 전학가고 싶다는 말을 입에 달고 삽니다. 오늘 아침에도 학교 가기 싫다며 울면서 갔습니다. 수학여행 이후로 제 전화도 안 받고 있습니다. 공황장애 그 힘든 걸 애가 견디고 있는데 담임 선생님이 어떻게 이럴 수가 있을까 생각할수록 속상하고 화가나서 눈물만 납니다.
A> 상담실입니다.
아이가 공황장애 진단을 받고 힘들어하는 모습을 보는 어머님 마음은 얼마나 아프고 힘드시겠습니까. 아이가 말하지 않고 오랜 시간 혼자 힘들어한 것에 대한 자책도 많이 하시는 것 같습니다. 이제라도 아이를 적극적으로 도와주려고 하는데 담임 선생님이 돌연 비협조적인 태도를 보여 무척 당황스럽고 속상하시겠습니다. 보건교사의 한 마디에 태도가 돌변하였다니 공황장애에 대해 알아보거나 아이의 이야기를 들어보지도 않고 성급한 결론을 내리신 듯 합니다. 더군다나 반 아이들 앞에서 공항장애를 거론하며 꾸짖은 것은 크게 잘못된 일입니다. 학교는 힘들고 노는 건 괜찮냐는 비난은 안 그래도 힘들고 학교생활에 위축된 아이를 더 궁지에 모는 발언입니다. 그렇게 힘든 상황 속에서도 아이가 버텨주는 것이 고맙고 감사한 일이네요. 아이의 아픈 마음을 따뜻하게 어루만져주시고 견디어주어 고맙다는 마음도 전하시기 바랍니다. 아이가 정말로 원하면 전학을 갈 수도 있고 학교를 그만 두는 것도 방법일 수 있습니다. 아이에게 언제든지 선택할 수 있다고 얘기해 주세요. 중요한 것은 아이의 건강과 안전입니다. 우선은 담임 선생님과 다시 협조적인 관계를 구축하시길 권하고 싶습니다. 교감, 보건실 선생님과 같이 면담하시는 것도 좋습니다. 면담 시 아이의 상태와 어머님의 느끼시는 우려와 서운함을 솔직하게 나누시기 바랍니다. 담임 선생님의 오해와 편견을 잘 풀어서 아이가 힘들지만 주변의 도움과 응원으로 잘 살아갈 수 있기를 바랍니다. 어머님도 힘드시겠지만 지치지 마시고 아이 손을 꼭 잡아주세요. <저작권자 ⓒ 참교육 학부모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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