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 학교폭력 진정성 있는 사과를 받고 싶어요
중학교 3학년 아들을 키우고 있는 엄마입니다. 지난주 아이가 학교폭력을 당했습니다. 인터넷 게임을 같이 하던 다른 반 친구였는데 게임을 하다가 감정이 안 좋았던 모양입니다. 그 아이가 게임을 끝내면서 “너 내일 학교에서 보자, 내일 나한테 죽었다”라는 말을 했다고 합니다.
저희 아이는 대수롭지 않게 여기고 다음 날 학교에 갔더니 아이들이 ○○가 찾아다니고 있으니 도망 다니라고 하였고, 이미 사물함에 들어있던 책과 체육복이 널브러져 있었다고 합니다. 아이가 속상하기도 하고 약간의 두려움도 느껴져서 상대 아이의 담임 선생님께 가서 이야기를 했더니 서로 말로 하라고 하며 돌려보냈다고 합니다.
할 수 없이 아이는 그냥 교실로 돌아왔고 이후 쉬는 시간에 책상에 엎드려 자고 있는데 상대 아이가 교실에 찾아와서 귀 뒤쪽을 때려서 안경이 날아갔고 안경 렌즈가 없어졌습니다. 우리 아이는 상대 아이 교실로 찾아가서 안경 렌즈를 찾아내라고 했더니 그 아이는 우리 아이의 멱살을 잡고 다시 얼굴을 때렸습니다. 상대 아이는 체격이 크고 우리 아이는 왜소한 편이라 일방적으로 맞기만 했는데 그 반 아이들이 떼어놔서 교실로 돌아왔다고 합니다. 아이는 눈 옆과 귀 뒤쪽이 많이 붓고 멍이 들었습니다.
학교에서 학폭으로 처리한다는 연락을 받았습니다. 이 후 상대 아이에게 사과편지를 받았는데 ‘세게 때려서 미안하다, 너의 성격에 학폭으로 가면 너도 괴로을 것이다’는 내용이었고, 저는 상대 아이 엄마의 전화를 받았습니다. 그 엄마는 게임 중에 우리 아이가 자기 아이에게 욕을 한 것이 원인이며 자기 아이가 성격이 원래 그러니 이해해 달라고 하는데 진정성 있는 사과로 느껴지지 않았습니다. 우리 아이는 친구와 선생님을 오히려 배려하고 있지만 진정성 있는 사과를 받지 못했고, 학교에서는 학폭이 열릴 것라고 한 이후 엄마가 할 수 있는 것은 없다고만 하고 연락이 없습니다.
용서를 해주고 싶어도 제대로 잘못을 반성하지 않는 그 아이도 문제며, 그 엄마는 이해해 달라는데 이해를 누가 받아야 하나 싶더군요. 몸과 마음이 다친 아이를 보면 속상하고 엄마인 제가 너무 아무것도 안하고 있는 건 아닌지 불안한 마음이 듭니다. 어떻게 해야 할까요?
A> 상담실입니다.
아이가 학교에서 폭행을 당하여 많이 놀라고 걱정이 많으시겠습니다. 게다가 때린 아이가 진정으로 반성하고 사과한다고 느껴지지 않다 보니 화나는 심정이 충분히 이해가 갑니다. 무엇보다 아이가 이후 걱정 없이 학교생활을 잘 해나갈 수 있을지 불안한 마음이실 것 같습니다.
우선 학교에서 폭력 사안이 발생했고 학교에서도 인지하였기에 학교폭력대책심의위원회는 개최될 것으로 보입니다. 학교폭력대책심의위원회는 「학교폭력예방 및 대책에 관한 법률」에 의거하여 학교에서 학교폭력이 발생한 사실을 보고하면 회의를 소집하도록 되어 있습니다. 아이나 어머니 모두 진정성 있는 사과를 받고 아이가 걱정 없이 학교에 다니는 것을 원하고 계신다고 느껴집니다. 학교폭력대책심의위원회가 개최되면 피해 학생 및 보호자에게 의견 진술 기회를 부여하도록 되어 있으므로 이 부분에 대해 이야기하시면 될 듯합니다.
무엇보다도 어머님 말씀처럼 몸과 마음이 다친 아이를 먼저 살펴봐 주시기 바랍니다. 학교 내에서, 다른 아이들이 보고 있는 교실에서 폭력이 발생하였기 때문에 이로 인해 아이가 상처받지는 않았는지 살펴보시기 바랍니다. 부모님의 속상한 마음이 앞서서 정작 중요한 아이를 놓치는 경우가 생기기도 합니다. 아이가 편안한 마음으로 부모님과 이야기 나눌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주시고 아이의 감정과 생각을 잘 받아 주시기 바랍니다. 무엇보다 부모님께서 아이에게 계속 관심을 가지고 대화하며 심리적 지지를 해주시는 것이 필요할 것으로 보입니다. 아이가 정서적으로 불안해한다면 심리상담을 받는 것도 고려하실 수 있습니다.
아이들은 아직 배우고 성장하는 시기입니다. 상대 아이가 이번 일로 처벌을 받더라도 처벌을 받는 것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잘못이 무엇인지 정확히 알고 그로 인해 상대 아이가 어떤 피해를 입었는지 아는 것이 중요합니다. 그래야 다시 반복하지 않을 수 있으며 그 과정을 거치면서 자신의 행동을 스스로 반성하고 진정성 어린 사과를 하게 되며 이를 통해 피해 아이의 상처가 치유되기도 합니다. 이 과정이 회복적 대화모임입니다. 어머님이 학교에 회복적 대화모임을 요청해 보시는 것도 좋겠습니다. <저작권자 ⓒ 참교육 학부모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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