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교육 학부모신문

Q>> 성 관련 문제로 선도위원회를 열겠다는 학교

참교육 학부모신문 | 기사입력 2024/01/05 [10:38]

Q>> 성 관련 문제로 선도위원회를 열겠다는 학교

참교육 학부모신문 | 입력 : 2024/01/05 [10:38]

Q>> 성 관련 문제로 선도위원회를 열겠다는 학교

 

중학교 1학년 남자아이를 둔 아빠입니다.

 

며칠 전 일입니다. 아이가 평소에도 장난기가 많은 편인데 쉬는 시간에 친구와 복도에서 뒹굴며 놀다가 친구 팔을 잡고 다리로 졸랐다고 합니다. 집에서도 저와 자주 장난치며 다리 조르기를 하는데, 아이가 나이에 비해 다리가 두껍고 힘이 센 편입니다.

 

그 장면을 본 여자아이들이 담임 선생님에게 “○○는 장난을 한 게 아니라 자위행위를 한 거다.”라고 얘기를 했다고 합니다. 담임 선생님은 아이에게 확인도 하지 않고 그 말만 믿고 선도위원회에 넘기겠다고 했다네요. 

 

저는 아이와 평소 장난도 잘하고 대화도 자주 하는 편이라 아이에 대해 잘 압니다. 아이는 아직 성이 뭔지도 모르고 드라마에서 키스 장면만 나와도 당황하는 순진한 아이입니다.

 

선도위원회 이야기를 듣고 너무 기가 막혀서 담임 선생님께 전화로 우리 애는 절대 그럴 아이가 아니라고 했습니다. 전에 같은 반 여자친구가 카톡으로 야동을 보내준 일이 있었는데 아이는 그걸 보고 너무 더럽고 당황스럽다고 한 적이 있습니다.

 

그래서 아이가 그 영상을 반 카톡에 올리고 너희들은 어떠냐고 물었다고 합니다. 그걸 보고 여학생이 담임 선생님에게 알렸고 아이 엄마에게 연락이 온 적이 있는데 담임 선생님이 이번 일과 연결지어 우리 아이를 문제가 있는 아이로 보고 선도위원회를 열겠다고 하는 것 같습니다. 

 

제가 볼 때 아직 성에 대해 알지도 못하고 어리기만 한 아이를 이상하게 몰고 가는 것 같아 너무 속상합니다. 아이 엄마가 담임 선생님에게 항의했지만 학년 부장에게서 이 두 건으로 선도위원회를 열겠다는 연락을 받았습니다. 선도위원회에 가서 어떻게 얘기를 해야 할까요? 

 

A>> 상담실입니다.

 

학교에서 성 관련 문제로 선도위원회를 열겠다는 연락을 받아 많이 당혹스럽고 속상하시겠습니다. 더구나 아버님이 보실 때 아이가 성에 대해 잘 알지도 못하고 아직은 순진한 아이라고 생각하시다 보니 이런 상황이 더 받아들이기 어려우실 듯합니다. 

 

먼저 아이가 여자친구에게 야한 동영상을 받아 본 후 곤혹스럽고 불편함을 느꼈는데, 이를 다시 반 카톡방에 올린 게 문제가 됐군요. 아이는 당황스러워 친구들은 어떤지 묻고자 하는 의도로 올린 것으로 보이지만 본인의 의도와는 상관없이 누군가는 아드님처럼 곤혹스럽고 불편함을 느낄 수 있음을 간과한 듯합니다. 교사에게 이른 여학생들을 탓할 문제가 아니라 이 또한 폭력임을 아이에게 충분히 인지시키면 좋겠습니다. 

 

그 다음 복도에서 친구와 장난에 대해 자위를 했다고 여학생이 얘기한 건도 그렇습니다. 본인은 장난이었다고 하지만 지켜본 아이들이 불쾌한 무엇인가를 느꼈다면 오해받지 않도록 행동을 조심할 필요도 있습니다. 사춘기 아이들이 성에 관심을 두고 표현하는 것은 지극히 정상적이고 건강한 일이지요. 하지만 표현방식이 타인에게 불편함과 피해를 주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습니다. 성과 관련한 자신의 느낌과 생각을 건강하게 표현하는 방법을 아직 잘 모를 수 있으니 이에 대해 충분히 대화해 보시기 바랍니다. 

 

학교에 원망과 실망이 가득하신 마음은 잘 알겠습니다만, 담임을 만나셔서 아이의 표현방식이 다른 아이들에게 불편감을 준 점을 인정하시고 교육의 기회가 되도록 선처를 부탁해 보시기 바랍니다. 또, 아버님 말씀 중에 아이가 성도 모르는 순진한 아이라는 표현은 자칫 아이에게 부담이 될 수도 있겠습니다. 성을 몰라야 순진한 아이, 착한 아이고 관심을 두는 것은 부모를 실망시키는 일, 또는 죄 짓은 일이라고 생각하게 되면 건강한 성 의식을 배우고, 갖게 되는 시기에 방해가 될 수 있습니다. 가정에서도 아버님이 꾸준히 관심을 갖고 아이의 성교육에 동참해 보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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