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교육 학부모신문

‘거꾸로캠퍼스’를 소개합니다3

넘어져보기 좋은 곳

참교육 학부모신문 | 기사입력 2023/10/05 [15:23]

‘거꾸로캠퍼스’를 소개합니다3

넘어져보기 좋은 곳
참교육 학부모신문 | 입력 : 2023/10/05 [15:23]



거꾸로캠퍼스에 처음 입학할 때 나는 그리 뛰어나지 않은, 어쩌면 많이 부족한 학생이었다. 공교육에서만 9년을 지내는 동안 무언가 특별한 경험이나 도전 없이 지내왔던 나에게 거꾸로캠퍼스는 매우 큰 도전이었다. 그러다 보니 새로운 환경에 대해 모르는 것도, 미숙한 것도 매우 많았다. 

 

입학지원서 쓰는 방법을 몰라 질문 3개에 단 7줄을 써서 제출했다. 심지어 학교 입학에 있어 필수라고 할 수 있는 입학설명회도 듣지 않았으며 거꾸로캠퍼스의 활동을 엿볼 수 있는 배움장터마저 절반 정도밖에 듣지 않았다. 학교 홈페이지와 소개 영상 몇 개만 보고 면접에 임한 결과 “학교에 대한 이해도가 부족함”이라고 평가받았다. 

 

돌아보면 어떻게 입학할 수 있었는지 모르겠지만 우여곡절 끝에 어떻게든 입학하게 되었다. 입학과 탈락 그 경계선에 걸쳐서, “주의가 필요한 학생”으로.

 

그렇게 거꾸로캠퍼스에 오고 어느덧 2년 반이 지났고, 정든 학교를 엑시트 하게 되었다. 거꾸로캠퍼스에서 오랜 시간을 보낸 지금의 나와 처음 입학할 때의 나를 비교해 보면, 처음과 완전히 달라졌다고 당당히 이야기할 수 있다. 지금은 작은 프로젝트에서 시작해 창업을 바라보는 좋은 성과를 거둔 리디퍼라는 팀에서 일하고 있다. 

 

소심하고 나서지 못하는 성격이던 내가 학생들을 대표하는 학생 헤드가 되어 다양한 학생 행사를 기획하고 진행하기도 했다. 같이 일해보고 싶다고 하거나, 나를 믿고 열심히 따라와 주는 친구들도 있고, 학교를 잘 모르던 학생에서 남들보다 학교를 더 좋아하고 잘 아는 학생이 되었다.

 

 내가 이렇게 성장할 수 있었던 이유는, 거꾸로캠퍼스는 넘어져 보기 좋은 곳이었기 때문이다. 거꾸로캠퍼스에서는 다양한 활동을 하고, 다양한 사람을 만난다. 그렇기에 자연히 접할 수 있는 경험과 도전할 기회가 많아진다. 한 번의 실패로 모든 것이 무너지고 사라지지 않는다. 언제나 다시 시도할 기회가 있고 도전이 자유롭다. 그리고 이런 경험을 성인이 되기 전 미리 경험할 수 있다는 것은 매우 값진 일이다. 

 

나와 맞지 않는 사람과 일해보고, 여러 외부 사람을 만나보고, 내가 힘을 쏟은 프로젝트로 사회에 소소하게나마 영향을 끼친다. 성인이 되어 나아갈 현실은 이보다 훨씬 힘들고 복잡할 것이다. 그런 현실로 나아가기 전에 실패를 많이 해보고 이를 통해 나를 보완하고 성장하는 것은 강력한 무기가 된다. 그러기에 넘어져도 다시 일어날 수 있는 거꾸로캠퍼스는 실패의 땅으로서 더 단단한 나를 만들어 주었다.

 

거꾸로캠퍼스에서 내가 얻은 가장 큰 배움은 실패를 친구로 받아들여야 한다는 것이다. 아무리 노력해도 결국 힘든 상황은 오기 마련이고 모든 게 완벽한 삶을 살기란 불가능한 일이다. 그렇기에 불가능한 완벽함에 매달리지 않고 당연히 찾아오는 실패를 애써 부정하지 않았다. 그리고 힘든 상황이 올 때마다 여기서 무엇을 배워야 할지 고민하기 시작했다.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그 문제를 겪어야 하는 법이다. 

 

당장의 실패는 힘들고 어두울지언정 결국 나중에 비슷한 상황에서 도움이 되는 경우가 많았다. 이런 생각을 가지니 두려움도 많이 사라졌다. 좋은 것은 좋은 대로, 부정적인 것에서도 결국 긍정적인 면을 뽑아낼 수 있었기 때문이다.

 

 연약한 알과 같았던 나는 이곳에서 조금은 더 단단한 바위가 될 수 있었다. 맨땅에 헤딩하듯이 들어온 거꾸로캠퍼스였지만 나는 2년 반 전의 선택을 한 번도 후회하지 않는다.

거꾸로캠퍼스 졸업생 윤상엽(와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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