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 따돌림의 피해자를 가해자로 만들어 억울합니다
특목고에 다니는 아들을 둔 엄마입니다. 아이가 친구들에게 왕따를 당하고 있는데 학교 기숙사에서 같은 방을 쓰는 아이들이 모두 다른 방으로 옮겨 혼자 쓰고 있고 영어실에서도 혼자 앉는다고 합니다.
그런데 우리 아이를 따돌리던 아이들이 오히려 우리 아이를 학폭으로 신고했는데, 우리 아이가 자기들의 옷과 책을 가져갔다는 이유라고 합니다. 조사 과정에서 아이는 사실이 아니라고 진술했는데 하필이면 휴대폰에 있는 사진 중 담배 피는 사진이 발견되었고 학교에서는 학폭은 생기부에 기록되니 흡연으로 선도위원회를 열겠다고 합니다. 기숙사를 함께 쓰는 아이들이 모두 다른 방으로 가버려서 혼자 쓰게 되었고 영어교실에서도 혼자 앉게 되어 선생님도 혼자 있는 것을 보고 걱정을 했다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우리 아이는 좀 독특한 편이긴 해도 나쁜 아이는 아닙니다. 허풍이 약간 있는 편이라서 아이들이 좀 황당하게 생각하는 면은 있는 것 같습니다. 그러나 그 아이들이 말하는 것처럼 옷을 빼앗았다거나 책을 훔치지는 않았습니다. 아이 얘기를 들어보니 책은 사물함에 휩쓸려 들어갔을 뿐 일부러 뺏은 적은 없고 담배는 3월부터 피웠다고 합니다. 학교에도 그렇게 진술했다고 합니다. 그것 때문에 상대 학부모들은 우리 아이를 나쁜 아이 취급하고 자기 아이들에게 나쁜 영향을 미친다고 생각해서 무조건 전학을 보내겠다고 하며 여론몰이를 하고 있습니다. 우리 아이가 하지도 않은 일로 학폭위가 열린다는 것이 너무 억울합니다. 저도 상대 아이들이 우리 아이를 왕따시켰다고 신고를 할까 합니다.
A> 상담실입니다.
학교에서 학폭, 선도위를 언급하는 연락을 받으셔서 많이 놀라고 당황스러우셨겠습니다. 아이가 따돌림 당한 이야기를 듣고는 얼마나 마음이 아프셨을까요. 학폭은 학폭이고 선도는 선도이지 서로 흥정할 문제는 아닌 것 같습니다. 더구나 흡연은 현장에서 적발된 것도 아니고 사진이 발견되었다고 해서 그것으로 징계하는 것은 따져볼 필요가 있습니다.
「학교폭력예방 및 대책에 관한 법률」 제2조 1호에 따르면 “학교폭력”이란 학교 내외에서 학생을 대상으로 발생한 상해, 폭행, 감금, 협박, 약취·유인, 명예훼손·모욕, 공갈, 강요·강제적인 심부름 및 성폭력, 따돌림, 사이버 따돌림, 정보통신망을 이용한 음란·폭력 정보 등에 의하여 신체·정신 또는 재산상의 피해를 수반하는 행위를 말한다 고 명시되어 있습니다. 책이나 옷을 훔쳤다는 이유만으로는 학교폭력에 해당되지 않습니다. 만약 신고 내용이 사실이라면 선도위에서 다룰 사항입니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아이가 같은 방을 쓰는 친구들이 모두 다른 방으로 옮기고 수업시간에도 홀로 앉아 있으면서 상처받지 않았는지, 그로 인해 힘들지는 않았는지 살펴보는 것입니다. 선생님이 걱정을 하실 정도였다면 눈에 띄었다는 건데 한 번은 아닌 듯합니다. 아이가 따돌림을 당한 게 얼마나 지속적이고 반복적이었는지도 살펴보시기 바랍니다. <저작권자 ⓒ 참교육 학부모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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