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3년 전만 해도 선생님이란 직업, 거캠이라는 직장에서 일할 거라곤 생각도 못 했어요. 그런데 이렇게 여러분과 함께하고 있네요.”
제 이전 직업은 교사가 아닌 데이터 사이언티스트, 제 이전 직장은 학교가 아닌 컨설팅 기업이었습니다. 학교도 아닌 회사에서, 정장과 컴퓨터 코드, 보고서가 익숙한 저에게 어느 날 거꾸로캠퍼스가 찾아왔습니다.
우연히 학생들에게 데이터 사이언스에 대한 수업을 하게 되었죠. 사내에서 대학생을 위한 교육 프로그램을 진행해본 경험은 있었지만 중·고등학생 나이의 학생들을 만난다는건 당시에 상상하지 못했습니다.
거기에다가 사전 미팅으로 만나본 거꾸로캠퍼스 선생님은 이렇게 덧붙이셨습니다. “저희 학교가 다른 학교와는 다를 꺼에요. 말보다는 한번 경험해 보시면 아실 겁니다!”
“뭐가 다르다는 걸까?”라는 의심 절반, 두려움 절반으로 거꾸로캠퍼스와 만남을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하루만에 느꼈습니다. 제가 생각하고 있는 학교와는 달라도 너무 다르다는 것을요. 아직도 강렬하게 기억에 남아있는 장면은, 학생들이 선생님과 관계를 맺는 상황이었습니다. 거꾸로캠퍼스에는 교무실이 없고, 두 글자 별명을 쓰는 문화가 있습니다.
그런 덕분일까요? 학생들은 정말 수시로 선생님을 찾고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화장실을 가다가도 “도~~오~~령!!(거꾸로캠퍼스에서 제 별명입니다.) 제가 블라블라”, “어제 저녁에 블라블라” 시시콜콜한 이야기부터 때론 장난스럽게 티격태격하기도, 대뜸 계단에 앉아 재밌는 이야기를 나누기도, 방과 후 옥상에서 걱정과 고민을 나누기도 했습니다. 언제나 시작은 “도~~오~~령~!!”이죠. 선생님을 붙이지도 않습니다.
○○ 님, ○○ 연구원이 익숙한 저에게 이런 문화는 굉장히 새롭고 강렬하게 다가왔습니다. 특별한 존칭 없이 서로의 별명을 부르고 이야기 나누는 모습은 어느 학교보다도 학생과 교사가 밀착되어 있다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그때부터 일이 해야만 하는, 힘든 일로 보이지 않았습니다. 일을 하러 간다는 느낌보다는 학생들을 만나러 간다, 학생들과 함께하러 간다는 마음이 커졌고, 거꾸로캠퍼스에 있는 시간은 일이 일에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심장이 뛰고 마음이 움직이는 즐거운 시간이라고 느껴졌습니다.
그때부터였을까요? 누구보다 능동적으로 일을 하는(학생들을 대하는) 제 자신을 보고 거꾸로캠퍼스가 일해보고 싶은 곳이 되었습니다. 이 학교의 특별함, 이곳을 만들어나가고 있는 선생님들과 함께해보고 싶다는 마음으로요.
벌써 거꾸로캠퍼스에서, 교사란 직업으로 2년이라는 시간이 지났습니다. 아이들에게 부족하지 않은 교사가 되기 위해 야간에는 교육 대학원을 병행하기도, 좋은 사회 수업을 위해 매일 신문 기사를 스크랩하기도, 제가 가진 전문성을 학생들에게 전하기 위해 방과 후 스터디를 하기도, 때론 학생들이 좋아하는 드라마, 아이돌을 공부하기도, 춤을 추기도 하면서요.
무한한 동력을 선물하는 곳, 거꾸로캠퍼스에서 저는 이렇게 함께 성장해나가고 있습니다. 거꾸로캠퍼스 교사 임채현(도령) <저작권자 ⓒ 참교육 학부모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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